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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모카포트 사용법

by 에이든(Aiden) 2021. 8. 6.

모카포트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모카포트는 가장 쉽게 에스프레소를 얻을 수 있는 커피 추출 도구이다. 물론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아주는 에스프레소만큼 진하게 나오진 않지만 조금만 요령이 생긴다면 다양한 레시피로 커피를 마실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에스프레소는 모카포트 물탱크에 물을 표시된 선에 넣으면 되는데 실제로 넣어야 하는 물의 양은 레시피에 나와 있는데 일반적으로 물탱크의 선 밑까지만 넣으면 된다. 이에 대해서 가장 좋은 비유를 들은 적이 있는데 마치 라면을 끓이는 것과 같다. 라면봉지에 정확한 물의 양이 정해져 있지만 입맛에 따라 물을 조금 넣을 수도 있고 조금 더 넣을 수도 있다. 나는 매번 물을 계량하는 것도 귀찮고 선에 맞춰서 넣으면 대부분 비슷한 맛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 밑까지 넣는다. 가끔 진하게 먹고 싶을 때는 선을 기준으로 조금 덜 넣는 방식으로 물을 조절한다.

물을 넣었으면 그 위에 분쇄된 원두를 넣는데 분쇄도는 에스프레소 분쇄도보다 약간 크게 인데 이것도 본인이 영점을 맞추듯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제일 쉬운 방법은 홀빈 원두를 살 때 모카포트용으로 갈아달라고 하는 것인데 나는 집에서 커피 원두용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있어서 바라짜 엔코 기준으로 14로 맞추고 원두를 분쇄 하고 있다. 근데 같은 바라짜 엔코마다 영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실행착오를 겪어가며 본인이 취향에 맞게 분쇄도를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글로 옮겨적고 나니 상당히 어렵고 번거로운 것 같지만 나는 그 과정도 정말 즐거웠다. 특히 작년에 처음 그라인더를 샀을 때는 매일 매일 커피 1잔을 원두를 갈아 마시는 시간이 기다려지곤 했었다.

물과 원두를 모두 넣었다면 이제 불에 올리면 된다. 가스불, 하일라이트 어떤 것이든 괜찮다, 열원이기만 하면 된다. 이에 대해서도 센불로 하는 것이 좋다 약한 불로 하는 것이 좋다. 의견이 분분한데 이탈리아인 유투버들의 영상으로 보면 대부분 찬물, 약한 불로 하라고 한다. 뜨거운 물로도 해봤는데 물을 끓이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미지근한 물 또는 찬물을 넣고 커피를 내린다. 물론 맛을 위해서라면 저울도 쓰고 계량도 하면 물론 좋지만 판매할 것도 아니고 내가 마실 것이고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매일 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편한 게 좋다. 하지만 뜨거운 물로 하는 경우에는 또 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 이 또한 본인이 직접 경험하여 맛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불위에 모카포트를 올렸다면 이제 기다리면 된다. 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수도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시간에 주변에 흘린 커피가루를 정리하거나 밀린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가 끝나면 딱 에스프레소가 추출되기 시작한다. 이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보글보글 끓으면서 에스프레소가 나오는데 분수처럼 뿜기 전에 재빨리 불을 끄거나 줄인다. 이때를 놓치면 커피가 사방에 튈 수 있으니 이 또한 내공이 필요하다. 나는 거의 10년 가까이 모카포트를 사용했었으니 이제 대충 해도 커피가 나오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모카포트 사진
가장 즐거운 시간

 


 
이제 나온 에스프레소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요즘 같이 날씨가 더울때는 얼음을 잔뜩 넣고 에스프레소와 차가운 물을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셔도 좋고 달달하고 고소한 커피가 땡긴다면 우유와 얼음 그리고 시럽을 넣은 아이스 카페라떼도 좋다. 겨울에는 반대로 뜨거운 물과 우유를 넣고 만들면 뜨거운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가 되니 모카포트와 원두만 있으면 카페에 갈일이 줄어든다.모카포트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아하니 모카포트가 있다고 해서 아예 카페를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카포트로 내린것은 내가 차려먹는 밥 같은 것이고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는 셰프가 차려준 음식 같은 것이다. 가끔은 남이 내려준 커피가 먹고 싶어질 때도 있다. 팬데믹 시즌에 카페에 가기 어려워 홈카페가 각광받고 있는데 모카포트는 그런 지금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진
여름에는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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